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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상식

돌망태를 활용한 해안 보호 방법은?


바닷가를 따라 걷다 보면, 바위나 콘크리트 구조물 대신 철망 안에 자갈이 빼곡히 채워진 구조물을 볼 때가 있습니다. 언뜻 보면 단순한 장식물 같지만, 이건 단순한 디자인 요소가 아닙니다. 바로 돌망태, 혹은 개비온(gabion)이라고 불리는 구조물입니다. 최근에는 해안 보호뿐 아니라 친환경적인 경관 조성의 측면에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돌망태는 철망 안에 자연석이나 자갈 등을 채워 만든 구조물로, 주로 하천 제방이나 사면 보호에 많이 쓰여 왔습니다. 그런데 점차 해안 지역으로도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습니다. 파도의 직접적인 에너지를 완충해주고, 모래 유실을 막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기존의 콘크리트 구조물처럼 단단하게 밀어내는 방식이 아니라, 에너지를 흡수하고 분산시키는 구조라 자연적인 흐름을 크게 해치지 않습니다.

돌망태의 또 다른 장점은 ‘투수성’입니다. 즉, 물이 자연스럽게 빠져나갈 수 있다는 것인데요, 이 덕분에 해안가에서 발생하는 침수나 배수 문제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설치 과정에서 특별한 기계가 많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접근이 어려운 지역에서도 시공이 가능하다는 점도 큰 장점입니다.

실제로 돌망태가 적용된 해안 보호 사례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국내에서는 제주도의 일부 해안이나 서해안 저지대 지역, 낙동강 하구 주변 일부 지역에서도 돌망태를 활용한 친환경 해안 방재 시스템이 도입되고 있습니다. 기존의 콘크리트 방파제보다 자연 경관을 해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유지 관리가 쉽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또한 돌망태는 식생과도 잘 어우러질 수 있어, 일부 지역에서는 자갈 사이로 자생식물이 자랄 수 있는 형태로 설계되기도 합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마치 자연지형의 일부처럼 변화해가는 그 모습은 기능성과 경관 모두를 만족시키는 방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해안 보호는 이제 단순히 막는 구조에서,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돌망태는 그 전환의 한가운데에 있는 조용하지만 강한 선택지입니다. 바다를 지키되, 바다를 해치지 않는 방식. 앞으로 더 많은 곳에서 이 방식이 적용되기를 기대하게 됩니다.



You will face many defeats in life, but never let yourself be defeated. – Maya Angel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