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음식 중 하나가 쑥국입니다. 입안 가득 퍼지는 향긋한 쑥의 풍미와 따뜻한 국물의 조화는 매년 봄마다 기다려지는 소박한 즐거움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이 쑥국이라는 음식도 지역마다 조리법이 꽤나 다르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단순히 쑥을 넣고 끓이면 다 똑같을 거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로는 사용하는 재료도, 육수도, 조리 방식도 제법 차이가 납니다.
경상도에서는 주로 멸치 육수나 말린 생선으로 국물을 내고, 된장을 풀어 끓이는 방식이 많습니다. 여기에 굵은 들깻가루를 넣는 경우도 있는데, 쑥의 향과 들깻가루의 고소함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진한 맛을 냅니다. 특히 진주나 통영 지역에서는 쑥에 굴을 넣기도 하는데, 바다 내음이 더해져 봄 제철의 풍성함이 느껴집니다.
전라도 쪽으로 가면 조리법이 조금 더 화려해집니다. 된장과 함께 고춧가루를 약간 풀어 국물 색을 내고, 다진 마늘과 파, 들기름을 아낌없이 넣어 볶듯이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에 두부나 청국장을 첨가하기도 하는데, 전반적으로 국물이 걸쭉하고 깊은 편이라 밥에 말아 먹기 아주 좋습니다. 쑥국이라고 하면 은은한 맛을 기대하시는 분들께는 약간 강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이 또한 지역의 입맛을 반영한 매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강원도와 충청도에서는 비교적 간단한 조리법이 많습니다. 맑은 국물에 쑥만 넣고 소금이나 간장으로 간을 하는 경우가 많고, 계란을 풀어 넣어 단백질을 보충하거나, 육수를 내는 대신 다시마나 북어포로 맛을 내기도 합니다. 그만큼 쑥 자체의 향을 더 살리는 방향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쑥을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가장 진한 봄향기를 느낄 수 있는 버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제주도에서는 쑥 대신 '참쑥'이나 '노지쑥'이라는 지역 특산 쑥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된장국 형태보다는 멜젓을 살짝 넣어 감칠맛을 살리는 식으로 끓이기도 합니다. 다른 지역보다 조금 짭짤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특유의 바다 냄새와 쑥의 씁쓸한 향이 잘 어우러져 제주에서만 느낄 수 있는 쑥국이 됩니다.
이처럼 지역마다 쑥국에 대한 해석과 조리 방식은 다양합니다. 같은 봄을 담은 음식이라도 각자 자란 땅과 사람들의 입맛이 반영되어 있다는 사실이 새삼 정겹게 다가옵니다. 혹시 올해 봄엔 평소와는 다른 방식으로 쑥국을 끓여보시는 건 어떨까요? 그 지역의 맛을 한 그릇에 담아내는 소소한 여행이 될 수도 있을 테니까요.
일반 상식
지역별로 쑥국의 조리법에 어떤 차이가 있으며, 각 지역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You will face many defeats in life, but never let yourself be defeated. – Maya Angelou